명절 스트레스의 원인은 음식만들기
명절만 되면 결혼한 여자의 상당수가 시작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거다.
고질병 중의 고질병이 된 명절 스트레스.
사람이 모이면 먹어야 하고, 자야 하고, 싸야 하고, 하기 싫어도 말해야 하고 , 없는 돈에 써야 하고 , 돈 쓰고 노동해야 하고 등등등.
맞벌이 시대가 아니었던 시대에는 남편이라는 존재가 배우자에게 건네 주는 돈의 쓰임새에는 결혼 당사자의 가정을 꾸리는데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시가쪽의 경비도 모두 포함된 범위였다.
그래서 전업주부들이 제사건 시부모 부양이건 거의 떠맡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.
여자들이 생계활동을 위해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사회 구조였으므로.
그런데 이것도 웃긴거다.
결혼 왜 했니?
남녀가 만나 자신들만의 행복한 삶을 꿈구며 새로운 하나의 가정을 만든 거 아니니?
근데,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무급의 출장 가사도우미의 역할을 바라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.
그 중 명절과 기제사등에 동원 되어 음식을 해야 하는 무급 노동은 배우자인 여자가 죽어야 끝나는 일이 된다.
이런 문화가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조금씩 변하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집들이 여자의 노동력을 무급으로 착취 중이라고 생각된다.
이 부분에 대해 남자들은 자신들이 벌어오는 돈으로 자신들의 부모와 관련된 제사등에 쓰는 돈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.
그러나 노동력은 다르다.
명절만 되면 여자들이 지긋지긋해 하는 이유가 뭐겠니?
연 중 몇일 안되는 소중한 연휴에 남의 집에 가서 청소하고 음식하느라 몸도 힘들고 정작 혈족들은 제대로 휴식을 누리니 불만이 많을 수 밖에..
그 와중에 며느리 여럿인 집은 뺀질거리는 인간 하나는 꼭 있게 마련이라 부부싸움 하기 싫어서 억지로 시가에 끌려온 며느리 입장은 울화병이 생길 수 밖에 없다.
오죽하면 제사 지내서 조상이 도운 집은 명절에 다 해외여행 갔다는 말이 있을까?
명절에 차례 지내는 문화가 바뀌어야 가정의 행복도 유지되고 이혼률도 낮아질텐데, 결혼한 여자의 노동력을 당연히 아무때나 써도 되는 줄 아는 드러운 문화가 바뀌질 않으니 참...
나 또한 아주 긴 시간 동안 맞벌이를 했음에도 이런 불합리함을 참으며 지내 왔었다.
그런데, 어느 순간 돌아보니, 너무 오랜시간동안 참으며 견뎌온 시간에 대한 보상이 그 어떠한 것도 없더라.
그저 나를 잃었다는 생각 뿐이었다.
그래서 올해 부터는 명절에 가지 않기로 했다.
나의 경우는 시모가 있어도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제사를 지낼 생각이 없자 큰 며느리가 어쩔수 없이 시작하게 된 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, 그 큰 며느리의 제사에 대한 부심이 참 많다.
그리고 어차피 큰 며느리 입장에서는 결혼한 자식들이 오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라도 해야 한다.
그러니 제사를 지내야 더 좋은 것이다.
어느 명절부터인지 기름에 쩔은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결국 남의 집 식구들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무급 출장 도우미 짓을 이틀이나 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.
그냥 좋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,
몇 년 전 부터는 내 돈 내고 남의 집 일해주고 기분 더러워 지는 이 짓을 대체 언제까지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.
거기다 가정경제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.
내가 나를 좋은게 좋은거라는 이름으로 나의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싶지 않았다.
결국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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